요르단에서 자주 듣는 ‘인샬라’는 정말 무슨 뜻일까?

    요르단에서 생활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게 되는 아랍어 표현이 있습니다.

    إن شاء الله

    인샬라(Inshallah)

    아랍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중동에서 조금만 생활하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표현입니다.

    “내일 만나요.”

    인샬라.

    “다음 주까지 끝낼 수 있죠?”

    인샬라.

    “한국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인샬라.

    “시험 잘 볼 거예요.”

    인샬라.

    처음에는 모든 대답에 왜 ‘인샬라’가 붙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요르단에서 조금 더 생활하다 보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인샬라라고 하면 한다는 뜻일까, 안 한다는 뜻일까?”

    어떤 외국인들은 인샬라를 농담처럼

    “아마도.”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심지어

    “하기 싫다는 뜻이다.”

    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إن شاء الله가 가진 본래 의미와 실제 사용 범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설명입니다.

    요르단 사람들의 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이 표현의 문자적인 의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인샬라’를 단어별로 보면

    إن شاء الله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إن

    “만약”

    شاء
    샤아
    “원하다, 뜻하다”

    الله
    알라
    “하나님”

    따라서 문자 그대로 옮기면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

    또는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라는 의미입니다.

    영어의 God willing과 비슷한 표현입니다.

    즉 원래부터 “모르겠다”라는 뜻의 단어는 아닙니다.

    미래의 일이 자신의 계획대로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단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는 표현입니다.

    2. 왜 미래 이야기에 인샬라를 붙일까?

    우리는 미래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습니다.

    오늘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내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랍어에서는 미래에 관한 계획이나 소망을 이야기하면서 إن شاء الله를 자연스럽게 덧붙입니다.

    예를 들어

    بشوفك بكرا إن شاء الله

    브슈팍 부크라 인샬라

    “내일 봐요, 인샬라.”

    자연스럽게 번역하면

    “내일 봐요. 하나님의 뜻이라면요.”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한국어로 옮길 때마다 굳이 “하나님의 뜻이라면”이라고 번역하면 조금 어색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냥

    “내일 봐요.”

    정도의 자연스러운 미래 표현처럼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 인샬라라고 했다고 약속이 불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요르단 친구와 내일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내가 묻습니다.

    “내일 10시에 만나는 거죠?”

    상대방이 대답합니다.

    إن شاء الله

    이 말을 듣고

    “어?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는 뜻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은 약속을 지킬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래에 관한 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إن شاء الله라고 대답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샬라 =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라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4. 그렇다면 왜 외국인들은 인샬라를 부정적으로 이해할까?

    여기에는 실제 생활에서 생기는 경험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부탁합니다.

    “이거 내일까지 해줄 수 있어요?”

    상대방이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일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외국인은

    “아! 인샬라는 안 하겠다는 뜻이구나.”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어의 의미와 그 말을 사용한 사람의 태도를 구별하지 않은 것입니다.

    한국어의 “해볼게요”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누군가

    “내일까지 해볼게요.”

    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한국어의 ‘해보다’라는 표현 자체가 “안 하겠다”라는 뜻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5. 하지만 말투와 상황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إن شاء الله가 똑같은 강도로 사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언어는 항상 상황과 억양의 영향을 받습니다.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네, 내일 제가 가져올게요. 인샬라.”

    라고 말하는 것과,

    부탁을 받고 조금 망설이면서

    “인샬라…”

    라고 대답하는 것은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어도 같습니다.

    “네, 할게요!”

    “음… 해볼게요.”

    가 문맥상 다른 느낌을 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요르단에서 إن شاء الله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단어 하나만 보지 말고 표정, 억양, 앞뒤 문장과 상황을 함께 봐야 합니다.

    6. 약속뿐 아니라 소망을 말할 때도 사용합니다

    인샬라는 약속할 때만 사용하는 표현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일을 이야기할 때도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إن شاء الله بنجح

    인샬라 반자흐

    “인샬라, 제가 합격할 거예요.”

    또는 누군가

    “내년에 한국에 가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할 때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요.”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렇게 될 거예요.”

    정도의 긍정적인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미래 계획을 듣고 إن شاء الله라고 말해주는 것은 격려나 바람의 표현이 될 수도 있습니다.

    7.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랄 때도 사용합니다

    누군가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험 잘 봤으면 좋겠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건강이 좋아지기를 바라거나 일이 잘 해결되기를 바랄 때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때의 인샬라는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라기보다

    “잘되기를 바랍니다.”

    라는 희망의 의미가 강합니다.

    그래서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상황에 따라

    “그러길 바라요.”

    “잘될 거예요.”

    “꼭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처럼 자연스럽게 옮기는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8. 무슬림만 사용하는 표현일까?

    **الله(알라)**라는 단어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인샬라는 무슬림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الله는 아랍어로 ‘하나님’을 뜻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아랍어를 사용하는 기독교인들도 하나님을 الله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إن شاء الله 역시 아랍어권 기독교인들의 일상 대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즉 인샬라는 이슬람과 깊은 관련이 있는 표현이지만, 실제 아랍어 사용 환경에서는 무슬림에게만 한정된 표현으로 보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요르단의 언어와 종교 문화를 이해할 때 알아두면 좋은 부분입니다.

    9. 성경에도 비슷한 생각이 있을까?

    흥미롭게도 미래에 대한 인간의 계획을 하나님의 뜻과 연결하는 생각은 성경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야고보서 4장 15절에서는 미래의 일을 자신의 뜻대로 확정적으로 말하기보다 주님의 뜻이라면 우리가 살고 이것이나 저것을 할 것이라는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기독교적 관점에서도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라는 사고방식 자체는 낯선 개념이 아닙니다.

    물론 오늘날 아랍어 일상에서 사용되는 إن شاء الله의 모든 상황을 특정 성경 구절과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인간이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두 표현 사이의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0. 인샬라와 함께 자주 듣는 표현

    요르단에서 생활하다 보면 인샬라와 함께 또 다른 표현도 자주 듣게 됩니다.

    ما شاء الله

    마샬라(Mā shāʾ Allāh)

    입니다.

    인샬라와 비슷해 보여 처음에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간단하게 구별하면,

    إن شاء الله — 인샬라
    → 앞으로 일어날 일과 관련

    ما شاء الله — 마샬라
    → 이미 보거나 경험한 좋은 것에 대한 감탄이나 칭찬과 관련

    예를 들어 누군가

    “우리 딸이 이번 시험에서 1등 했어요.”

    라고 말하면

    ما شاء الله!

    라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딸이 다음 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한다면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바람 → 인샬라
    현재·이미 있는 좋은 것에 대한 감탄 → 마샬라

    정도로 기억하면 처음에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11. 업무에서는 인샬라만 듣고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요르단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중요한 일을 부탁한 뒤

    إن شاء الله

    라는 대답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 단어의 의미를 놓고

    “이 사람이 할까, 안 할까?”

    라고 혼자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업무에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그럼 목요일 오후 3시까지 가능한가요?”

    “완료되면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시겠어요?”

    처럼 날짜와 행동을 명확하게 정하는 것입니다.

    문화적 표현은 존중하되 업무 일정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습니다.

    인샬라가 문제가 아니라 약속의 내용이 불분명한 것이 문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 한국인이 인샬라를 사용해도 될까?

    물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르단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에 붙기도 합니다.

    친구가

    “내일 봐요.”

    라고 하면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이번 일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해도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랍어로 대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재미있는 유행어처럼 사용하기보다는 그 표현이 가진 의미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샬라’를 이해하면 요르단 사람들의 말이 다르게 들립니다

    처음 요르단에 왔을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들리는

    إن شاء الله

    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왜 모든 미래의 이야기에 인샬라가 들어가지?”

    그러나 의미를 알고 나면 이 짧은 표현 안에 아랍어와 종교, 생활문화가 함께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샬라는 때로는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라는 신앙적인 표현이고,

    때로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라는 소망의 표현이며,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미래의 계획을 말할 때 자연스럽게 덧붙이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 대화에서는 억양과 상황에 따라 확신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샬라를 무조건 ‘하겠다’ 또는 ‘안 하겠다’ 중 하나로 번역하려고 하면 오히려 의미를 놓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요르단 친구와 약속을 잡았는데 상대방이

    إن شاء الله

    라고 말한다면

    “이 사람 약속을 안 지키겠다는 뜻인가?”

    라고 먼저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보다는 앞뒤의 대화와 상황을 함께 살펴보세요.

    그리고 중요한 약속이라면 날짜와 시간을 분명하게 확인하면 됩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어의 사전적인 뜻만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을 사람들이 언제, 왜, 어떤 마음으로 사용하는지 이해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إن شاء الله는 요르단의 언어와 문화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표현입니다.

    بشوفك بكرا، إن شاء الله.

    “내일 봐요. 인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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